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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우리나라에서 록음악이 사라진 이유

by young22 2009. 3. 7.

작년인가 우리나라 래퍼중에 랩이 세계에서 제일 빠르다는 힙합그룹을 본적이 있었다...

흥미롭긴 했지만, 그 이후로 별 이슈가 되진 못했다...

발라드건 힙합이건 R&B건.. 대부분의 음악장르에서 가수의 기술이나 성량이

음악의 척도가 되진 않는다...

 

다른나라는 잘 모르겠지만

유독 록음악에 있어서 우리나라에선 연주자의 기술이나 실력에 몰두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떤 기타리스트의 손가락이 제일 빠르며,

어떤 보컬의 옥타브가 높이 올라가고,

드럼의 기술, 베이스의 기술 등에 몰두한다.

이런 성향은 더우기나 음악을 하는 사람한테서 더 많이 나타난다.

 

20여년전 미국에서  소위 LA메탈로 대변되는 록음악의 중흥기에

수많은 그룹들이 르네상스를 이루었었다...

록음악이 단지 매니아들만을 위한 음악이 아니었다.. 대중음악의 중심에 있었다.

요즘 개봉하는 미키루크의 '레슬러'라는 영화만 봐도

주인공 남녀가 술집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Ratt의 'Round and round' 를 열창하는 장면도 나온다.

10년 20년이 흐르며, 레슬러의 주인공처럼 그당시의 거의 모든 Rocker들은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최후까지 화려하게 살아남은 그룹중에 'Bon Jovi'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지금에 있어서 본조비는 거물중의 거물이지만

본조비의 데뷔시절을 기억해보면, 본조비는 적어도 우리나라 음악인들의 기준으로 보면,

내세울만한게 거의 없는 그룹이다.

리치샘보라의 기타는 거의 초보수준에서 갓벗어난 수준이었고,

그 이후로도 리치샘보라의 기타테크닉에 대해 누가 언급한것도 본적도 없고, 궁금해 하는 사람도 본적도 없다.

다른 파트는 말할것도 없고, 기껏해야 존본조비의 외모(?)정도나 이슈가 되었을까?

미국에서는 먹히는 얼굴일지 몰라도 외모가 대단한줄은 모르겠고,

여타 날고 기는 그룹들에 비하면 성량이 딱히 대단하다고 보긴 힘들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살펴보면 거의 그들만이 살아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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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록음악이 죽어버린 이유는 단 하나다...

하는 사람은 있되 듣는 사람이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즐기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에게 록음악은 어려운 '난해함' 그 자체이다.

 

그나마 록음악을 즐기는 소수의 사람들의 반응을 보자...

그들의 평은 대강 이러하다.

역시 기타는 아무개가 제일 빨라.... 스윕피킹의 대가야..... 고음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함 들어봐

드러머의 힘과 파워가 대단하다... 칼박자야...초퍼가 날라다녀....

 

물론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느냐는 개인의 자유이다.

그걸 뭐라고 할 이유는 전혀 없다.

 

하지만 그걸 진정한 록음악의 팬이라고 말하는거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음악자체'를  즐기고 있는것이 아니다...

그들은 뮤지션들의 '승부와 기록'에 열광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한 '승부와 기록'들은 계속 갱신되어, 이제는 기록자체에 의미가 없는 지경까지 되어버렸다.

최고의 기록들은 갱신됨으로 인해 존재의미를 잃게 된다.

그렇게 그렇게 챔피언들은 사라져갔다.


하지만, 아직도 기록에만 열중하는 몇몇 소수의 팬 아닌 팬들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해외에서 AC/DC가 화려하게 복귀를 했다.

나이가 60줄에 노인네들이다.

성량과 실력이 아직도 꽤 훌륭하지만, 세계정상급이라고 말할수는 없을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세계의 수많은 '진짜'팬들의 가슴을 울리며 화려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 어떤 예술이건 즐기는 사람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

즐기는 사람은 '논리나 기록'등으로서 강제되지 않는다.

 

본조비가 수많은 세월동안 팬들의 지지를 받고,

AC/DC가 그 오랜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팬들의 열광을 받는 이유는...

그들은 손과 머리와 기술로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악은 가슴으로 만들고

가슴으로 듣는것이다...

 

적어도 우리나라엔 가슴으로 록음악을 듣는 사람은 참 보기 드문것 같다....

그러한 팬들과 그러한 음악인이 나오지 않는 이상

우리나라에서의 록음악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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